채권자가 채무자에 대하여 수 개의 채권을 가지고 있는 경우, 각각의 채권을 별개의 소송으로 진행할 수 있는 것일까?
- 권형필 변호사
- 2023년 12월 8일
- 2분 분량
판례 해설
채권자들이 채무자의 법률행위에 대해 각자가 사해행위 취소소송을 제기한다면 중복소송이 아니라고 판단하였는바, 채무자에 대하여 각 채권자들이 가지고 있는 채권이 다르기 때문이다.
반면, 이와 달리 동일한 채권자와 동일한 채무자이고, 채무자에 대하여 채권자가 수 개의 채권을 가지고 있다면, 이러한 채권은 동일한 소송물로 보아 중복소송에 해당한다. 따라서 채무자의 하나의 채권이 확정된 경우, 확정판결의 기판력으로 더 이상 다툴 수 없다.
법원 판단
1. 채권자가 사해행위취소 및 원상회복청구를 하면서 그 보전하고자 하는 채권을 추가하거나 교환하는 것은 그 사해행위취소권과 원상회복청구권을 이유 있게 하는 공격방법에 관한 주장을 변경하는 것일 뿐이지 소송물 또는 청구 자체를 변경하는 것이 아니므로(대법원 2003. 5. 27. 선고 2001다13532 판결 등 참조), 채권자가 보전하고자 하는 채권을 달리하여 동일한 법률행위의 취소 및 원상회복을 구하는 채권자취소의 소를 이중으로 제기하는 경우 전소와 후소는 소송물이 동일하다고 보아야 하고, 이는 전소나 후소 중 어느 하나가 승계참가신청에 의하여 이루어진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한편 소송에서 다투어지고 있는 권리 또는 법률관계의 존부가 동일한 당사자 사이의 전소에서 이미 다루어져 이에 관한 확정판결이 있는 경우에 법원은 이에 저촉되는 판단을 할 수 없고, 위와 같은 확정판결의 존부는 당사자의 주장이 없더라도 법원이 직권으로 조사하여 판단하여야 하며, 이러한 사정이 사실심 변론종결 이후에 발생한 경우 상고심에서도 이를 참작하여야 한다(대법원 1992. 5. 22. 선고 92다3892 판결, 대법원 2010. 11. 25. 선고 2010다64877 판결 등 참조).
2. 원심이 인정한 사실과 기록에 의하면, 원고 승계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고 한다)은 피고를 상대로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2008가합2174호로 소외인에 대한 구상금채권을 피보전채권으로 하여 이 사건 매매계약의 취소와 가액배상을 구하는 채권자취소의 소를 제기하여 그 소장부본이 2008. 9. 3. 피고에게 송달되었고(이하 ‘대구 사건 소송’이라고 한다), 원고도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제1심법원에 소외인에 대한 양수금채권을 피보전채권으로 하여 이 사건 매매계약의 취소와 가액배상을 구하는 이 사건 채권자취소의 소를 제기하여 그 소장부본이 2008. 9. 12. 피고에게 송달된 사실(이하 ‘이 사건 소송’이라고 한다), 그런데 참가인은 대구 사건 소송의 제1심판결 선고 전인 2009. 7. 7. 원고로부터 이 사건 소송의 피보전채권을 양수받은 후 이를 이유로 2009. 9. 2. 이 사건 원심법원에 이 사건 승계참가를 신청하였고, 원고는 소송탈퇴서를 제출한 사실, 대구 사건 소송의 제1심법원은 2009. 11. 12. 참가인의 청구를 기각하였고, 이에 참가인이 항소하였으나, 그 항소심(대구고등법원 2010나294)에서 2010. 11. 3. 참가인의 항소가 기각되어 이 사건이 이 법원에 계속 중이던 2010. 11. 27. 확정된 사실 등을 알 수 있다.
앞서 본 법리를 위 사실관계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의 이 사건 승계참가신청으로 인한 이 사건 소송은 대구 사건 소송과 채권자취소의 소의 피보전채권만 달리할 뿐 당사자와 소송물이 동일하고, 이 사건 소송의 상고심 계속 중 전소인 대구 사건 소송이 참가인의 패소판결로 확정되었으므로 이 사건 청구에 대하여는 전소의 확정판결의 기판력이 그대로 미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청구에 대하여도 확정판결과 모순 없는 판단을 하기 위하여 이를 기각하여야 할 것이므로, 원심판결은 이 점에서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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