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체류자가 불법체류 단속을 피하다가 당한 사고, 업무상 재해 인정 여부를 가른 이것은?
- 권형필 변호사
- 2024년 12월 4일
- 2분 분량
판례 해설
업무상 재해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근로자가 당한 사고와 업무수행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되어야 한다. 따라서 근로자가 근로 현장에서 사고를 당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근로자가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 또는 업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일을 하다가 사고를 당했어야 산재로 인정할 수 있다.
이 사건에서는 불법체류자로 건설 현장에서 근로하던 A가 출입국관리사무소 직원들의 불법체류자 단속을 피하기 위해 음식 운반용 엘리베이터에 탑승했다가 팔과 다리가 끼이는 사고를 당했지만, 이에 대해 근로복지공단과 법원은 사고와 업무수행 사이에 연관성이 없다는 이유로 업무상 재해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이 사건과 유사하지만 다른 결론이 내려진 판례도 있다. 아래 사건과 동일하게 불법체류자가 출입국관리사무소의 단속을 피해서 외벽에 있는 에어컨 배관을 타고 탈출하던 중 배관을 고정한 핀이 빠지면서 추락하는 사고가 있었는데, 이에 대해서 법원은 업무상 재해라고 인정하였다. 유사한 사안에서 다른 판단이 내려진 이유는 바로 '사업주의 지시' 여부였다. 아래 사건에서는 사업주의 지시가 없었다고 인정된 반면, 업무상 재해로 인정된 사안에서는 근로자가 사업주의 지시에 따라 에어컨 배관을 타고 탈출하였는바, 결국 불법체류자가 출입국단속국의 단속을 피하는 과정에서 사고를 당했다고 하더라도 사업주의 도피 지시가 있었다면 업무상 재해로 인정될 수 있다.
법원 판단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1호 소정의 업무상의 사유에 의한 재해로 인정되기 위하여는 당해 재해가 업무수행 중의 재해이어야 함은 물론이고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것으로서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는 것이고, 여기에서 업무수행성은 사용자의 지배 또는 관리 하에 이루어지는 당해 근로자의 업무수행 및 그에 수반되는 통상적인 활동과정에서 재해의 원인이 발생한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정규의 근무시간 외의 행동은 그것이 업무를 위한 준비작업 또는 본래의 업무의 마무리 등으로 업무에 통상 부수하거나 업무의 성질상 당연히 부수하는 것이 아닌 한 일반적으로 업무수행으로 보지 아니하고, 업무장소에서 업무시간 내에 발생한 사고라도 비업무적 활동 때문에 생긴 사고라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대법원 2006. 10. 13. 선고 2006두7669 판결), 따라서 불법체류자인 근로자가 출입국관리사무소 직원들의 단속을 피하기 위하여 도주하던 중 사고를 당한 경우 근로자의 도주행위가 업무수행이나 그에 수반되는 통상적인 활동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그 과정에서의 사고와 업무와의 연관성을 인정할 수는 없다.
다만 사업주도 구인난 등을 극복하기 위하여 불법체류자를 고용하여야 할 불가피한 필요성이 있을 수 있고 불법체류자를 고용한 데 따른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으므로, 불법체류자에 대한 고용을 지속하고 형사처벌을 면할 목적으로 불법 체류자에게 직접 도주를 지시한 사정이 있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불법체류자가 도피 과정에서 당한 사고는 사업주의 지배 또는 관리 하에서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어 업무상 재해로 평가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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